Arc Browser: 새롭게 만난 인터넷

우리는 드디어 크롬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Myeongjin Kang
Myeongji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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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현재 어떤 브라우저를 사용하고 있는가? 2023년 기준, 높은 확률로 Chrome, Edge, Safari 중 하나를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각자의 이유로 본인의 브라우저에서 불편을 느끼고 있었을 것이다. 때로는 브라우저가 느려서, 때로는 몇몇 버그로 인해 연동이 풀려서, 때로는 몇몇 서비스를 활용할 수 없어서 새로운 브라우저를 설치하기도 한다.

Problem of Browser: 우리는 브라우저를 통제하지 못한다. 브라우저가 당신을 통제한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모든 브라우저가 동일하게 가지고 있는 문제에서 온다: 바로 탭 구조이다. 크롬에서 일을 하다가, 또는 어떤 관심사에 대해 검색하다가 수없이 많은 탭에 뒤덮인 적이 있는가? 양 옆으로 탭을 펼쳐놓고 작업을 진행하기 위해 화면을 끌어 맞추기도 하고, 세 개 이상을 동시에 띄워야 할 때면 탭을 왔다갔다하면서 비효율적으로 이동하기도 한다. 맥에서 전체탭으로 작업하는 사람이라면, 다른 곳에서 발견한 링크를 잠시 누를 때마다 데스크톱을 이동하다가 설정해 놓은 데스크톱 순서를 훼손시키기도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룹을 만들기도 하고, 주기적으로 탭을 정리하기도 하지만 모두 지엽적인 해결책밖에 되지 못했다.

우리는 웹을, 브라우저를 통제하지 못한다. 거대한 웹을 표류하다가 결국 우리는 길을 헤메고 표류하며, 브라우저는 이런 우리의 행동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Solution of Arc: 필요한 모든 상황에 적절한 대응을

Arc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수의 탭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많은 수단을 도입했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어쩌다가 쓸모없는 탭으로 가득 찬 크롬 탭을 마주하게 되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는 탭이 생기는 과정에 기반해서, 크게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다.

  1. 잠시 정보를 얻기 위해 열였던 탭을 방치해서
  2. 이미 열려 있는 탭을 정리할 타이밍을 찾지 못해서
  3. 열려 있는 탭을 탐색할 수 없어서

각각에 대해 Arc가 내놓은 해답을 살펴보자.

탭 생성: 일시적인 정보는 일시적인 화면으로

탭의 관리를 위해 가장 우선해야 하는 일은 탭의 추가를 최대한 막는 것이다. Arc는 이에 대해 크게 세 가지의 해답을 내놓았다.

  • Little Arc: 가볍게 무언가를 검색해야 하거나, 친구가 전달한 링크를 열어보는 상황은 하나의 탭을 차지하기에 미묘하지만 온전한 브라우징은 가능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Arc는 새로운 탭을 추가하지 않고 작은 창으로 브라우저를 띄운다. 여기에서 충분히 브라우징한 다음 창을 닫을 수도 있고, 탭으로 전환하고 싶으면 우상단에 있는 Open in…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 Peek: 개인적인 경험으로, 다수의 탭이 열리는 상황은 링크를 타고타고 들어가다가 가장 쉽게 발생했다. 하나의 원문과 연관된 다양한 정보를 취득하느라, 여러개의 탭을 열고 까먹기도 한다. Arc가 제안한 해결 방안은 애초에 그런 상황에 탭을 추가하지 않는 것이다. Arc가 판단하기에 긴 시간을 소비해야 하지 않는 상황이라면 (e.g. 블로그 속 레퍼런스 링크) Arc는 이를 새로운 탭으로 열지 않고, 일시적인 팝업의 형태로 노출해 브라우징 후 원문으로 쉽게 돌아올 수 있도록 한다.
  • Preview: 탭이 많이 열리는 또 다른 상황은 구글 검색을 한 뒤 어떤 글에 내가 원하는 정보가 있는지 찾기 위해 이것저것 열어보는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Arc는 구글 검색을 한 뒤 각각의 결과 위에 마우스를 가져다 대면 자동으로 요약한 결과를 보여준다. 가볍게 훑어보고 조금 더 기대하는 결과에 가까운 링크를 눌러 들어가면 더 효율적으로 탭 관리가 가능하다.

탭 정리: 합치고, 삭제하고, 저장하고

위의 기능들을 통해 열려있는 탭의 수가 줄었다고 해도, 이에 대한 꾸준한 관리가 없다면 결국 탭은 쌓이기 마련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Arc는 세 가지의 수단을 제안했다.

  • Split View: 여러 탭을 별도의 창으로 펼치지 않아도 되도록, 브라우저 내부에서 Split View를 지원한다. 일반적인 좌우 투탭 뿐만 아니라, 공간이 허락한다면 세로로 4등분하는 것도 가능하다. 탭의 정리보다는 멀티태스킹에 그 목적이 있지만, 결국 여러 탭을 유용하게 관리한다는 관점에서 탭의 정리를 위한 기능이라고 볼 수 있다.
  • Auto Archive: 12시간동안 조회하지 않은 탭은 브라우저가 자동으로 Archive시킨다. 어떻게 보면 폭력적인 기능이지만, 경험상 생각보다 Archive에서 다시 살려야 하는 탭의 수는 많지 않았다. (물론 해당 기능을 Off할 수도 있다)
  • Library & Folders: 크롬의 Pin/Bookmark와 동일한 기능이다. Auto Archive 기능은 유용하지만, 만약 나중에 다시 읽어야 하거나 주기적으로 방문해야 하는 사이트가 있다면 오히려 불편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Arc는 유저가 직접 Library를 폴더 구조에 기반해 정리할 수 있도록 한다. 경험해본 결과 Bookmark, Read Later, Pin 등 다양하게 담아두고 있던 페이지들을 한데 모아 관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탭 탐색: 당신만의 작지만 넓은 공간에서

애매한 녀석들은 탭으로 만들지도 않았고, 만들어진 탭들을 잘 정리할 수단도 마련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적재된 탭들 중 하나를 찾아야 할 수도 있고, Auto Archive와 Folder 기능의 존재로 인해 생각보다 더 많은 링크를 저장하게 될 수도 있다. 이를 위해 Arc는 어쩌면 단순한, 크게 세 가지의 탐색 방법을 제안한다.

  • Vertical List: 그러나 저장된 탭들이 기존 브라우저와 같게 가로로 나열되게 된다면 결국 문제는 해결되지 못한다. Arc는 과거 Firefox에 존재했던 Extension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와, 왼쪽에 세로로 탭들을 정렬한 뒤 폴더로 관리할 수 있게 만들었다. 항시 켜놓는게 선호되는 웹앱 형태의 제품들 (Gmail, Calendar, Dashboard, …)의 경우 상단에 Favorites로 고정해 활용할 수 있다.
  • Space: 폴더의 수가 너무 많거나 목적에 따라 그 리스트가 달라져야 한다면 너무 많은 리스트를 한 곳에서 관리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을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Arc는 Space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기본적인 Library가 수직적으로 나열된다면 Space는 수평적(Horizontal)으로 나열된다. 이를 통해 유저는 Personal, Work, Study 등 목적에 맞는 공간을 보유하고 각각의 Library를 관리할 수 있다.
  • Console-like Search: 대부분의 브라우저의 URL 바는 상단에 존재했다. 그러나 Arc는 이를 정중앙으로 끌고 와서, Spotlight와 같은 사용성을 제공하고 있다. 이 Console은 ⌘-T 단축키를 통해 Arc 어디서든 접근 가능하며, Arc 내에서 가능한 거의 모든 액션 - 기존에 있던 탭과 History에 대한 검색, 현 페이지의 URL에 대한 접근, Arc 앱 자체의 기능 (e.g. full screen으로 변경, Archive 접근 등) - 을 한 곳에서 제공하고 있다.

Customer Obsession: 디테일에 대한, 소비자에 대한 집착

다른 무엇보다도 Arc의 제품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세세한 디테일을 신경쓴 예쁜 UI와 편리한 UX, 그리고 매 업데이트마다 보이는 사용성에 대한 깊은 고민과 집착이다. 몇몇 디테일들을 이야기하자면:

  • Youtube Music을 재생하면 하단에 음표들이 떠다니는 애니메이션이 재생된다.
  • 업데이트가 있을 때면 하단에 Update 배너가 생기는데, 누르면 폭죽이 터지는 것 같은 귀여운 이펙트와 함께 업데이트가 시작된다.
  • Google Meet을 통해 화상 미팅을 할 때 다른 탭으로 이동하면 자동으로 우하단에 PIP를 보여준다.

이런 사소한 기능들은 하나하나 놓고 보면 큰 임팩트가 없고, 존재하지 않더라도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기능들이지만 한데 모여서 즐거운 사용성을 제공하고, 짜릿한 아하 모먼트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물론 Arc도 몇몇 불편함을 내포하고 있다. 이 중 가장 큰 부분은 초반의 높은 러닝커브다. 높은 생산성과 다양한 기능의 관리를 위해 Arc는 정말 많은 단축키를 가지고 있으며, 위에서 이야기한 ⌘-T와 같은 몇몇 단축키들은 기억하지 못하면 브라우저를 쓰는게 크롬에 비해서도 매우 불편해지게 된다. Search Console이 여러 기능을 병행하다 보니, 유사한 링크를 새로 열어야 하는 상황에 이미 있는 링크로 랜딩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이 제품을 꾸준히 사용하게 되는 이유는 이 제품이 이러한 불편함들을 머지 않은 미래에 해결해 줄 것이라는 믿음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Arc는 매 업데이트가 진행될 때마다 User Voice들과 함께 업데이트 내용에 대한 업데이트 노트를 제공한다. 모든 업데이트에는 그 목적이 함께 정리되어 있으며, 고객이 충분히 잘 활용하지 못하는 기능이라면 과감하게 그 기능을 제거하기도 한다.

Arc는 동시에 수없이 많은 UI / UX 아이디어들을 X와 같은 SNS에 목업과 함께 공유하고, 이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을 직접적으로 듣는다. Arc의 이런 소비자 집착(Customer Obsession)은 고객의 만족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수없이 많은 문제를 해결하고, 더 완성도 높은 제품으로 거듭나게 돕는다. 위에 있는 많은 기능들 또한 초기 버전에서는 존재하지 않았다가, User Voice를 들으며 개선되고 다듬어진 기능들이 많다.

Future of Arc: 브라우저를 넘어 새로운 컴퓨터로

Arc의 미래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Arc는 2024년 1월 업로드한 ‘We're not building a web browser’ 라는 영상에서 더 나은 브라우저를 만들고자 노력한, 지난 4년을 Arc의 ACT I으로 정의하며, 이제는 ACT II로 넘어갈 때임을 이야기한다.

브라우저에 대한 문제의 해결은 Arc를 지금의 뛰어난 제품이 되기까지 끌어온 동력이다. 하지만 우리가 인터넷을 사용하는 경험은 단순히 브라우저에 그치지 않는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경험은 브라우저를 통해 → 검색엔진에 접근하여 → 원하는 정보를 찾는 세 단계의 퍼널로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AI의 발전을 통해 더 많은 문제를 풀 수 있게 된 지금, 브라우저에서 더 나아가 인터넷의 문제를 수직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을까?

이것이 Arc가 ACT II에 대해 던지는 화두다. 검색엔진이라는 중간 퍼널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을까? 원하는 정보를 더 잘 정리해서, 쉽게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런 질문에서 시작해 Arc는 

  • 검색 엔진을 뛰어넘고 검색 결과로 바로 랜딩하는 Instant Search
  • 그리고 AI를 통해 직접 상위 검색 결과 내용을 읽은 뒤, 검색 결과를 요약해 보여주는 Arc Search
  • 이를 활용해 긴 글을 빠르게 요약해주는 Summary

등 새로운 기능들을 실험하고 개선하며 발전해 나가고 있다. 현대 AI 발전의 핵심인 LLM 모델은 특히 브라우징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취합하고 요약하는데 그 강점을 보이며, 이는 Arc 뿐만 아니라 Google의 Gemini, OpenAI의 ChatGPT, Perplexity AI의 Perplexity 등 다양한 기업에서 풀어내고 있는 문제다. 하지만 Arc가 지금까지 쌓아온 뛰어난 브라우징 경험으로 인해 이러한 수직적 확장은 Arc에서 더 빛을 발하고 있다.

더 나아가서 수없이 많은 웹앱과 Cross-platform 앱들이 나오고 있는 지금 시대에, Arc의 브라우저만이 설치된 하나의 컴퓨터를 생각해 보면 어떨까? 이는 Google이 과거 Chromebook을 출시하며 내세운 목표였지만 웹앱의 발전이 이를 허용할 만큼 충분히 발전하지 못했기에 실패한 전략이었다. 하지만 웹앱의 발전은 꾸준히 진행되고 있으며, 머지 않은 미래에 브라우저만을 통해 컴퓨터의 모든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 때가 올 것이라 믿는다. 과연 그 시기에 Arc는 우리에게 어떤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 줄까?

마치며

Arc는 우리가 브라우저를 통제하기 어려운 많은 순간들에 대해 아름다운 UI와 익숙하면서도 편리한 UX를 통한 해답을 제공하며 끊임없이 성장해 온 제품이다. 그리고 이는 디테일에 대한, 소비자에 대한 집착이 기반이 되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브라우저에 대한 문제를 넘어 인터넷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제품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는 Arc는 새로운 문제를 잘 해결해 나갈 수 있을까? Chrome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극복하고, 대중들이 활용하는 첫 번째 브라우저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먼 미래에, 어쩌면 지금의 PC를 대체할 수 있는 OS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앞으로도 발전해 나갈 Arc의 앞날을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